조선소는 AI를 어디에 쓰는가 — 3년치 일감, 줄어드는 사람, 스마트 야드의 실제

1. 일감은 3년치, 사람은 준다
한국 조선업의 수주잔량은 약 3,400만 CGT. 연간 건조 능력을 1,100만 CGT로 보면 약 3년치 물량이다. 문제는 이 물량을 소화할 사람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원사 기준 국내 생산직 근로자는 2023년 8만 7,601명 → 2024년 7만 8,141명 → 2025년 7만 2,021명으로 내리 감소했다.
빈자리는 외국인 인력이 채웠다. 조선업 이주노동자는 2021년 4,512명에서 2024년 2만 2,824명으로 5배가 됐고, 2026년 현재 전체 인력의 약 25% 수준으로 추산된다. 용접·도장 같은 핵심 기능직일수록 의존도가 높다. 숙련 인력이 계속 줄어드는 구조라면, 남는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 사람을 더 구하거나, 사람이 덜 필요한 야드를 만들거나.
2. 빅3의 답 — AI 조선소 로드맵
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 모두 후자에 베팅했다. 설계부터 생산, 선박 운항까지 AI를 접목한 '지능형 스마트 조선소'가 공통 방향이다.
| 회사 | 추진 내용 | 비고 |
|---|---|---|
| HD현대 | FOS(Future of Shipyard) —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 완료, 디지털 트윈 'TWIN FOS' | 2026 2단계(연결·예측), 2030 3단계(지능형 자율 운영) — 생산성 +30%·공기 −30% 목표 |
| HD현대 × NAVER | 약 2억 건의 조선 데이터 기반 AI 협력 | 설계·생산 데이터의 자산화 |
| 한화오션 | 스마트야드·스마트십 기술 선급 공동연구(ABS 등) | 디지털 십빌딩 기술 검증 진행 |
| 삼성중공업 | 지능형 스마트 조선소 전환, 자율운항(SAS) 개발 | 빅3 공통: SDV(소프트웨어 중심 선박) 시장 선점 경쟁 |
주목할 점은 순서다. HD현대 FOS의 1단계는 AI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조선소' — 야드의 사람·장비·블록·공정을 디지털로 100% 재현하는 것이었다. 예측(2단계)과 자율 운영(3단계)은 그 위에서만 가능하다. 데이터가 먼저고, AI는 그 다음이라는 걸 로드맵 자체가 말하고 있다.
3. AI가 실제로 하는 일 — 그리고 전제조건
조선소에서 AI가 실질 성과를 내는 영역은 대체로 네 갈래다.
- 생산계획 최적화 — 블록 배치, 크레인·트랜스포터 운용, 도크 회전율. 경우의 수가 사람 계산 범위를 넘는 조합 최적화 문제라 AI 효과가 가장 명확하다.
- 품질·검사 — 용접 비드 비전검사, 도장 결함 탐지. 숙련 검사 인력 감소를 직접 보완한다.
- 설계·문서 — 생성형 AI 기반 규격·사양서 검토, 설계 변경 영향 검토. HD현대-네이버 협력이 겨냥하는 영역이다.
- 자율운항 — 야드 밖의 전선. 빅3가 글로벌 AI 기업과 손잡고 기술 실증 중이다.
네 갈래 모두 전제가 같다 — 공정 실적, 도면, 검사 기록이 표준화된 코드로 축적돼 있을 것. 종이와 엑셀에 흩어진 야드는 학습시킬 데이터 자체가 없다.
이게 빅3와 나머지의 진짜 격차다. 대형사는 수십 년치 공정·설계 데이터를 이미 시스템에 쌓아왔다. AI는 그 축적의 이자다. 데이터 없이 AI부터 도입하려는 시도는 순서가 뒤집힌 것이다.
4. 중형 조선소·기자재 업체의 현실적 시작점
FOS급 투자는 빅3의 게임이다. 그러나 출발점은 규모와 무관하게 같다 — 공정과 실적을 데이터로 남기는 체계다.
- 공정 데이터의 시스템화 — 계획 대비 실적이 P6 같은 공정관리 시스템에 주기적으로 축적되는가. 이것이 모든 예측·최적화의 원료다.
- 마스터코드 표준화 — 블록·공종·자원 코드가 부서마다 다르면 데이터는 쌓여도 연결되지 않는다. WBS·CBS 표준이 먼저다.
- 문서·도면의 이력 관리 — 설계 변경과 검사 기록이 시점·버전과 함께 남아야 나중에 학습 가능한 자산이 된다.
이 세 가지는 AI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당장의 납기·원가 관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 쌓는 공정데이터가 5년 뒤 그 회사의 AI 격차가 된다.
디티솔루션은 삼성중공업·성동조선 등 조선 현장에서 Oracle Primavera P6·Unifier 기반 공정관리 체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스마트 야드로 가는 첫 단계 — 공정·실적 데이터의 시스템화가 필요하다면 상담으로 문의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