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건설 사고사망 통계로 본 안전 AI의 적용 범위

고용노동부가 2025년 4월에 발표한 2024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사고사망자는 827명이고 이 가운데 건설업이 328명으로 39.7%를 차지했다. 전 업종에서 가장 많다. 사고 유형별로는 떨어짐이 278명(33.6%)으로 가장 많았고, 넘어짐은 41명이었다. 건설업만 떼어 보면 추락 비중은 더 높다. 2023년 통계에서 건설업 사고사망자 356명 가운데 떨어짐이 198명으로 55.6%였다. 미국과 일본도 건설업이 산재 사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안에서 추락이 첫째 원인이다.
안전 AI, 특히 현장 카메라 영상을 읽는 컴퓨터비전은 이 추락 위험을 사고 전에 잡는 용도로 팔린다. 사고를 얼마나 줄이는지에 대해서는 벤더의 사례 보고가 있을 뿐, 도입 전후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독립 측정치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한국, 2024년 건설업 사고사망 328명
고용노동부 통계의 기준을 먼저 적어 둔다. 827명은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를 승인한 날짜 기준이다. 고용노동부가 따로 발표하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 통계는 사고 발생일 기준이고 분모가 다르다. 두 통계의 수치를 섞어 비율을 내면 틀린다. 아래 한국 수치는 모두 유족급여 승인 기준이다.
건설업 사고사망자는 2023년 356명(전체 812명의 43.8%)에서 2024년 328명(전체 827명의 39.7%)으로 28명 줄었다.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뒤에도 건설업은 업종 1위이고, 2024년에는 전체 사고사망자가 전년보다 15명 늘었다. 내일신문이 2024년 5월에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붕 추락 사망의 73%(92명)는 공사비 1억 원 미만 초소규모 현장에서 났다.
미국, 건설·채굴 직종 사망 1,032명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2026년 2월 19일 발표한 2024년 치명적 산업재해 조사(CFOI)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업무상 사망자는 5,070명으로 2023년 5,283명보다 4.0% 줄었다. 건설·채굴 직종 사망자는 1,032명이다. 이 직종의 추락·미끄러짐·넘어짐 사망은 400명에서 370명으로 7.5% 줄었다. 건설업은 미국 전체 업무상 사망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2024년 11월 4일 보도자료에서 연방 OSHA가 조사한 치명적 추락 사고가 2023 회계연도 234건에서 2024 회계연도 189건으로 약 20% 줄었다고 발표했다. OSHA는 이를 2023년에 시작한 추락 집중 단속 프로그램(National Emphasis Program on Falls)의 성과로 설명했다. 단속과 점검 강화의 효과이지 AI 도입의 효과가 아니다.
일본, 건설업 사망 223명
후생노동성 집계를 정리한 nippon.com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업무상 사망자는 755명(코로나19 제외)이고 건설업이 223명으로 30%를 차지했다. 일본 노동안전위생종합연구소(JNIOSH)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추락 사망 840건과 2009년부터 2010년까지의 추락 부상 2,938건을 분석한 논문에서는, 건설업 사망 사고 가운데 추락이 약 43%, 휴업 4일 이상 부상 사고 가운데 추락이 약 35%였다. 한국 55.6%(2023년), 미국의 건설·채굴 직종 추락·미끄러짐·넘어짐 기준 약 36%(370명/1,032명, 2024년), 일본 약 43%(2007~2011년)로 연도와 산정 기준이 다르므로 순위를 매길 수는 없다. 세 나라 모두 추락이 건설업 사망의 첫째 원인이라는 점만 같다.
컴퓨터비전이 보는 것
추락 사고의 대부분은 사고 직전까지 눈에 보이는 상태에서 비롯된다. 안전대 미체결, 열린 개구부, 난간 없는 가장자리, 정리되지 않은 비계, 안전모 미착용이다. 컴퓨터비전 안전 시스템은 현장 카메라 영상에서 이 상태를 식별해 관리자에게 알린다. 보호구 미착용, 출입금지 구역 진입, 중장비와 작업자의 근접, 개구부 주변 작업이 주된 감지 대상이다. 여기에 점검일지, 사고보고서, 작업허가서 같은 문서를 텍스트 분석으로 읽어 같은 공종이나 구역에서 반복되는 위험 요인을 뽑는 방식이 더해진다.
이름이 알려진 제품으로는 미국 뉴메트릭스(Newmetrix, 전 Smartvid.io)의 AI 엔진 Vinnie가 있다. 회사 자료 기준으로 건설 현장 이미지 1,700만 장으로 학습했고 100종 이상의 위험 요인을 감지한다. 컨스트럭션다이브가 2019년 3월에 보도한 건설사 서폭(Suffolk)과의 사례에서는, 3년치 데이터로 사고 다섯 건 중 한 건 정도를 81% 정확도로 예측했다고 했다. 같은 기사에서 회사는 예측된 사고의 25%만 막는다고 가정해 절감 사고 건수와 금액을 추산했는데, 이는 회사가 세운 가정 위의 계산이고 실제 도입 현장의 사고율 변화를 잰 값이 아니다. 뉴메트릭스는 2022년 오라클에 인수돼 지금은 Oracle Construction Intelligence Cloud의 안전 기능으로 들어가 있다.
효과는 어디까지 측정됐나
컴퓨터비전 안전 시스템이 사고를 몇 퍼센트 줄이는지에 대한 독립 측정치는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학술 논문은 대부분 보호구 미착용이나 개구부를 얼마나 정확히 검출하는지(검출 정확도)를 다루고, 도입 현장의 사고율이 도입 전과 비교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추적한 연구는 확인하지 못했다. 벤더와 업계 블로그에 도는 20%, 35%, 45% 같은 감소율은 출처가 벤더 자체 사례이거나 출처가 없다. 그래서 여기에는 감소율 수치를 적지 않았다.
측정치가 없다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추락은 사전에 보이는 상태에서 나고, OSHA 사례처럼 점검 빈도를 높이면 줄어든다. 카메라는 점검 빈도를 올리는 수단이다. 다만 효과의 크기는 카메라 대수, 감지 대상 범위, 경보를 받은 뒤 현장이 실제로 조치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그 값은 도입하는 현장이 직접 재야 한다.
한국 현장에서 먼저 할 일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에도 건설업은 사고사망 업종 1위이고, 건설업 사망의 절반 이상이 추락이다. 안전 AI를 검토한다면 첫 적용 대상은 고소 작업 구간의 안전대 체결 여부와 개구부 상태다. 도입 전에 현장 사고·아차사고 기록을 월 단위로 정리해 두고, 도입 뒤 같은 기준으로 세어야 효과를 말할 수 있다. 기록 체계 없이 카메라만 달면 경보 건수는 나오지만 사고가 줄었는지는 알 수 없다.
· 전기신문, 지난해 산재사망자 전년보다 15명 늘어난 827명... 건설업 328명으로 최다 (고용노동부 2024년 산업재해 현황, 유족급여 승인 기준), 2025.5.1
· 고용노동부, 2024년 산업재해 현황, 2025.4.30
· 내일신문, 건설현장 사고사망자 절반 이상이 '떨어짐' 사고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2023년 통계), 2024.5.23
· 매일노동뉴스, 지난해 산재승인 사고사망자 62명 감소, 사고사망만인율 첫 0.3대, 2024.4.30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National Census of Fatal Occupational Injuries in 2024, 2026.2.19
· OSHA, National News Release: fatal falls investigated by federal OSHA drop from 234 to 189, 2024.11.4
· nippon.com, Workplace Deaths in Japan 2023 (厚生労働省 집계), 2024
· JNIOSH, Accidents by Falls in the Construction Industry and Countermeasures in Japan (2007~2011년 추락 사망 840건 분석)
· Construction Dive, Top contractors partner with AI firm to prevent jobsite accidents before they happen, 2019.3.13
· Data Driven AEC, Newmetrix (Oracle Construction Intelligence Cloud) 제품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