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의 AI 조선소 계획과 먼저 갖춰야 할 데이터

한국 조선소의 일감은 늘고 있고, 배를 짓는 국내 생산 인력은 줄고 있다. 클락슨리서치 집계로 2026년 6월 말 한국의 수주잔량은 3,881만 CGT로 세계의 19%다. 조선 빅3가 발표한 AI 조선소 계획은 모두 야드 데이터를 디지털로 쌓는 단계를 AI 적용보다 앞에 두고 있다.
생산 인력의 변화
법무부가 2026년 3월 11일 울산에서 연 조선업 외국인력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원사의 국민 생산직 인원은 2023년 8만 7,601명, 2024년 7만 8,141명, 2025년 7만 2,021명으로 2년 동안 약 18% 줄었다. 같은 자료 기준 2025년 외국인 인력은 숙련기능인력(E-7-3) 약 1만 3,000명, 비전문취업(E-9) 약 8,000명이고, 뉴스투데이가 2026년 6월 22일 법무부 자료를 인용한 기사에서는 E-7-3이 2022년 1,017명에서 2025년 1만 3,297명으로 늘었고 기능 인력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약 23%라고 집계했다.
국내 인력이 줄고 외국인 인력이 그 자리를 채우는 구조에서 빅3가 택한 쪽은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야드다.

빅3가 발표한 계획
HD현대는 2023년 12월 20일 미래형 조선소 프로젝트 FOS(Future of Shipyard)의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조선소를 3D로 재현한 디지털 트윈 '트윈포스(TWIN FOS)'로 생산 진행과 주요 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는 단계다. 2단계는 2026년까지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3단계는 2030년까지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이고, 2030년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과 공기 30% 단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6년 7월 20일 네이버클라우드와 '피지컬 AI 기반 조선 사업 혁신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의 출발점은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한 2억 건 이상의 조선·해양 데이터다. 양사는 조선업 특화 클라우드와 AI 팩토리를 구축해 설계·생산·연구개발에 AI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2023년 10월 29일 미국선급(ABS)과 '디지털 십빌딩' 기술 검증 협력 기술합의서를 체결했다. 디지털 십빌딩은 선박 생산의 전 과정을 가상현실 기법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양사는 2026년까지 AI 이미지 분석 기반 흘수 계측 시스템을 시작으로 원격검사, 사이버보안, 스마트십 솔루션의 인증을 차례로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서울경제 2026년 5월 10일 기사 기준 자체 개발한 자율운항 시스템 SAS를 이스라엘 Orca AI의 AI 운항 플랫폼과 결합해 연안 복합 항로 운항을 실증하고 있다. 자율운항은 야드 밖의 제품 경쟁이고, 생산 현장의 AI와는 별개 영역이다.
발표된 계획에서 AI가 들어가는 자리
HD현대 FOS에서 AI가 맡는 역할은 2단계의 예측과 3단계의 자율 운영이고, 입력값은 1단계에서 디지털화한 야드 정보와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 데이터다. 네이버클라우드 협약은 설계·생산 데이터에 AI 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다음 단계로 두었고, 한화오션과 ABS의 협력은 AI 흘수 계측처럼 검사·계측 영역에서 인증을 받는 쪽이다. 발표 내용에 적용 결과 수치는 아직 없다. HD현대의 30%는 2030년 목표치이고, 네이버 협약과 ABS 협력은 검증과 인증 단계다.
먼저 갖춰야 하는 것
세 회사 계획의 앞 단계에 공통으로 놓인 것은 데이터다. HD현대는 AI 적용에 앞서 야드를 디지털로 재현했고, 네이버 협약은 2억 건의 데이터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공정 실적, 도면, 검사 기록이 표준화된 코드로 시스템에 쌓여 있지 않으면 학습시킬 데이터가 없다.
중형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가 FOS 규모의 투자를 바로 따라 하기는 어렵지만 출발점은 같다. 계획 대비 실적이 Primavera P6 같은 공정관리 시스템에 주기적으로 쌓이는지, 블록·공종·자원 코드가 하나의 WBS·CBS 표준으로 통일돼 있는지, 설계 변경과 검사 기록이 시점·버전과 함께 남는지다. 이 작업은 당장의 납기·원가 관리에 필요하고, 나중에 AI를 붙일 때 그대로 학습 데이터가 된다.
빅3의 AI 조선소 계획은 데이터 축적 단계를 먼저 끝내고 그 위에 예측과 자율 운영을 올리는 순서로 짜여 있다. 규모가 작은 조선소라면 AI 도입 검토보다 공정 실적과 코드 체계를 시스템에 남기는 일이 먼저다.
· 법무부, 조선업 분야 국민·외국인 상생 울산 간담회 자료(쉬핑뉴스넷 게재), 2026.3.12
· 뉴스투데이, 일감 넘치는데 사람이 없다… 조선업계 인력난 왜?, 2026.6.22
· 아시아경제, 6월 선박 수주 中 독주(클락슨리서치 집계), 2026.7.12
· HD현대,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 2023.12.20
· 헤럴드경제, HD현대·네이버, 조선 AI 생태계 구축 맞손, 2026.7.20
· 이투데이, 한화오션, 미국선급과 '디지털 십빌딩' 기술합의서 체결, 2023.10.29
· 서울경제, 글로벌 AI 강자 손잡고… K조선, 자율운항 패권 노린다, 2026.5.10